[생각] 2022년을 돌아보며 2023년의 방향을 정해보는 글
December 2022
들아가는 말
2022년도 여러 경험을 했다. 새로운 회사에서 온전히 1년을 보냈다. 이직을 처음 해봤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다. 예상했던 환경들과 예상치 못했던 환경들이 겹쳐서 나를 반겨줬다. 예상했던 환경은 잘하는 동료들이 있었고 많이 배웠다. 또, 가난했던 예전 회사와 다르게 간식 및 비품이 두둑해서 쓸데없는데 주눅 들지 않고 개발에 집중하기 좋다. 반면, 예상치 못한 환경은 생각보다 회사의 환경이 정글 같다는 점이다. 개발의 자유도가 매우 높아서 규모에 비해 체계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일하는 방식도 사람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서 입사 초반에는 예전 회사처럼 기획 쪽에 의지하려다가 불만이 쌓였었다. 회사의 이슈로 초반 아주 큰 규모의 프로젝트도 넘어져 보고 이 회사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신 조직장도 나가셔서 나와 남은 내 동료들은 전쟁터의 전우처럼 전우애로 뭉쳐서 지내고 있다. 지속된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경험을 계속 얻고 있다.
작년 회고의 내용과 목표, 돌아보기
작년 회고 글에서 적은 목표들을 얼마나 이뤘는지 돌아보려고 한다. 작년에 적은 올해 목표는 2022년을 개발자의 체급을 높이는 한 해로 만드는 것이었다. 막연한 목표들이긴 했지만 짚어보자.
- 내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체급
- 코딩 및 개발 지식
- 양반식으로 글에서 얻는 구현력
- 백정식으로 실습에서 얻는 구현력
- 체력
- 강한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는 체력
- 업무 외에도 자기 여가를 즐기며 충전을 할 수 있는 체력
- 구현 외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
- 개발자 외 와의 협업 능력
- 개발자 와의 협업 능력
- 일정 관리 능력
- 말하기
- 발표 말하기
- 면접 말하기
- 협업 말하기
- 글쓰기
- 블로그 쓰기
- 기술 명세 쓰기
- 코딩 및 개발 지식
코딩 및 개발 지식
아키텍쳐와 백앤드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던 것 같다. 러스트를 조금 공부했었고 객체지향, 스프링과 자바, 코틀린까지 공부했다. 다양하게 많이 공부하기는 했지만 지금 뚜렷하게 뭔가 성과로서 얻어냈다고 하는 기술은 없다.
체력
PT도 등록했고 러닝을 조금 하다가 F45도 조금 하다가 가끔 버티는 수준이다. 살은 쪘지만 건강한 돼지가 돼가는 느낌이다.
구현 외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
카카오에서는 카카오에서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여기서는 한 발 더 뛰고 주체적으로 일해야 한다. 각자 잘하면서 또 더블 체크를 계속해줘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좀 더 영민해져야 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하다. 또, 피쳐 관리나 일정 관리도 몸으로 겪으면서 배웠기 때문에 체계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거 같다.
말하기
올해 초반에는 말 잘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말하기 수업도 따로 등록해서 수강했다. 말하기 능력이 많이 늘긴 했는데 사실 말하는 자체보다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하는 상황에 많이 노출돼서 자신 있게 말을 할 수 있어서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다.
글쓰기
올해는 블로그 글을 8개 정도 쓴 것 같다. 나쁘진 않지만 좀 더 글을 늘리고 싶다. 기술 명세의 경우 최근에 폴께 가장 크게 배우고 있는 부분이다. 문서화는 새로 올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이고 일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청사진이다. 문서화는 짧은 개발 사이클의 프론트 개발에서는 크게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구성원에 대한 배려와 체계적인 업무 진행은 어떤 개발에서건 필요한 부분이다.
올해 배우고 새긴 것들
책에서 배운 것들
올해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는 함께 자라기, 열정의 배신, 딥워크가 있다. 주로 커리어 자산, 의도적 훈련, 몰입 등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한 기본 자세들을 다룬 책들이다. 책은 많은 자극들을 주고 스스로를 피드백 해볼 수 있는 수단이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의도적 훈련의 개념은 훈련은 항상 피드백이 뒤따라야 하고 피드백을 반영 하면서 조금씩 변화해야 성장이 이뤄진다는 개념이다. 숨쉬기를 같은 방법으로 계속 한다고 숨쉬는 능력이 늘지 않는다. 성장을 하고 싶다면 피드백과 피드백을 반영할 꾸준함이 필요하다. 그로 인해 성장을 하게 되면 커리어 자산이 쌓이게 되고 이는 다시 몰입을 하고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한기용 님의 조언들
유튜브 이오를 통해서 알게 된 한기용님은 개발자 인생의 멘토로 삼을 만큼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영상에서도 너무 감명받아서 한국에 입국해 오프라인 특강을 열었을 때도 찾아뵙고 블로그 글까지 정리해서 썼다. 그동안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좋은 시니어란 뭔가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많이 깨주셨다. 단순히 혼자 스스로 완벽함에 기인해서 개발을 잘하는 것을 넘어 영향력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행동해야 좋은 시니어가 될 수 있다.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나의 장단점을 모두 알아야 하고 이것을 조직에서 요구하는 대로 맞춰 나가야지. 영향력이 커지고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밖에도 좋은 조직을 찾거나 새로운 기회를 잡는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올해는 좋은 시니어가 뭘까 하고 스스로 의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힌트를 얻는 정도였고 내년에는 좀 더 구체화해야 한다.
회사로부터 배운 것들
회사에서는 새로운 조직에 들어온 사람에 대한 배려와 그를 위한 시스템화의 필요성을 배웠다. 새로운 사람에 대한 배려라는 것은 새로운 사람이 우리 조직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서 바깥에서 가져온 노하우를 조직으로 다시 전해주는 것을 성공적으로 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문서화가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조직이 하는 서비스가 어떤 서비스인지 또 개발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문서도 구축 안 되어 있는 조직은 배려가 없는 조직이다. 이런 조직에서 새로운 인재는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게 되고 역량을 발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조직 입장에서도 손해고 새로운 인재 입장에서도 손해다.
또, 회사에서 개발자로서 개발보다 일 적으로 잘하는 소프트 스킬을 가짐의 중요함을 느꼈다. 개발자에게는 개발 외적으로도 다양한 스킬들이 요구된다. 피쳐 분석, 일정 관리, 프로젝트 시스템화를 위한 문서화, 생산성을 위한 자동화 등 다양하다. 이런 스킬들은 보통 배우지 않으면 본인의 관성에 의해서 하기 마련들이다. 개발은 필요에 의해서 배우게 되지만 이런 소프트 스킬들은 관성에 의해서 잊힌다. 의도적으로 챙겨서 공부하고 본인의 일상에 반영해서 한 스테이지를 더 볼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함을 느낀다.
또, 안전지대는 없다. 안주하면 위험해진다. 항상 상황은 가변적이다. 실력만이 살길이고 그것만이 믿을 수 있다. 회사는 믿을 수 없다. 믿고 있는 좋은 동료들도 언제 다 떠날지 모른다.
올해 아쉬웠던 것들
백엔드 공부를 무리해서 했던 게 아쉬웠다. 사람의 의지와 생산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과 새로운 공부를 한 번에 병행하기가 보통 어렵다. 지치기 마련이고 지치면 재미가 없어진다. 백엔드를 제대로 공부해보기 위해 많은 자바 책, 스프링 강의, 코틀린 책 등을 샀지만 스프링으로 작은 서버 하나 배포하지 못했다. 너무 주춧돌부터 올리려고 공부했기 때문에 기초 공사를 하다가 지쳐버렸다. 기초 공사를 하던 부분은 또 시간이 지나 비가 와서 휩쓸리듯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공부는 조금 배워서 많이 써먹어야 효율적이다. 일을 하며 새로운 스킬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즐기는 방법으로 공부하고 가장 빠르게 얻고 빠르게 써야지 해당 기술을 얻을 수 있다. 너무 완벽함에 기인해서 공부했기 때문에 빠르게 지쳤고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목적 없는 공부는 쓸모가 없다. 백엔드 공부가 필요할 때 공부해야 한다. 또 아키텍쳐 지식이 필요하다면 그것이 필요할 때 공부해야 한다. 일단 간단하게 뭐부터 만들어 볼지 생각해보고 그러고 공부를 시작하자
일단 지금 내년에 생각하는 것들
- 분기별로 스프린트로 성취를 정리하며 쌓아가기
- 소프트 스킬 책 읽기
- 이펙티브 엔지니어
- 소프트 스킬
- The nature of sofrtware development
- 업무 시각화
-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 체력
- 개인 웹서버 구축 해보기
- 도커, 쿠버네티스 공부
- 월간 책 읽기
- 월간 블로그
- 집 사기
마무리
한 해 또 빠르게 지나갔다. 시간은 빠르고 내려놓으면 잡히는 것 하나 없이 다 흘러가 버린다. 올해도 분명 쥔 것들이 많을 텐데 돌아서니 무엇을 쥐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년에는 분기별로 얻어낸 성취를 쌓아보며 가볼까 한다. 연말에는 ‘참 많이 했다’라고 생각이 들면 좋겠다.